아래에 썼듯 한바탕 난리를 치고나서 대학로로 향했다.
마로니에 공원 부근에 사람들이 몰려있기에 뭔가 보니 좌판이었다. 옷 좌판.
"궁금하긴 한데 사람들 뚫고 들어갈 엄두가 안 나지 않냐?"
"응."
하지만 거길 막 지나치려는데 '몽땅 이천원'이란 팻말이 눈에 확 들어오는 거였다.
서지의 손을 잡아 끌었다.
"야, 이천원이래! 이제 엄두가 난다!"
그래서 어떻게 어떻게 사람들 틈을 비집고 들어가 옷더미를 살펴보던 우리는
잠시 후 에라 모르겠다 철푸덕 주저앉아 휘젓기 시작했고
"우리 아줌마 같지 않어?" 하며 쑥스러워하던 서지는 어느새
내가 찜한 옷을 들고 있는 사람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다가, 그자가 옷을 내려놓자마자 다시 집어들 수 없도록 재빨리 낚아주길 반복했고
나는 사람들이 나고 드는 사이의 빈틈을 포착해서 이리저리 옮겨가며 자리를 확보해 주는 등, 각자 눈부신 활약을 하여
결국 맘에 드는 티셔츠 다섯 벌씩을 금메달처럼 거머쥐고 그곳을 떴다.
2008/08/24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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