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 난 생리하기 일주일 전부터 정말 괴롭거든. 배는 가스가 찬 것처럼 답답하지, 몸은 여기저기 쑤시지, 피로가 몰려오지. 짜증도 많이 나고 기분도 전반적으로 우울해져. 그러니 하는 일에 지장이 어마어마하다고. 문제는 내가 어떤 상태인지를 동료들한테 말할 수 없다는 거야.
캐리: 왜?
미란다:
PMS 때문에 몸이 안 좋다고 솔직하게 말한다면? 가뜩이나 보수적인 남자 변호사들이 얼마나 탐탁치 않게 보겠어? 여자는 이래서 곤란하다는 말은 차마 못하겠지. 하지만 속으로 그렇게 생각할 걸 상상하면 끔찍해. 게다가 그 다음부터 내가 뭔가에 불쾌한 기색을 보이거나 화를 내면, 내가 왜 그러는지 이유를 알아보려고도 않고, 혹시 내가 또 PMS 때문에 그런 건가 하고 멋대로 짐작할 게 분명하다고. (흥분) 그래서 난 내가 이 빌어먹을 PMS 상태라는 걸 아무한테도 말 못해!!
(뒤늦게 도착한 사만다, 끼어들며)
사만다:
말 못하긴. 그렇게 크게 선언했으니 지금 이 화랑에 있는 사람 모두 네가 PMS 상태란 걸 알게 됐을 거야.
캐리, 미란다: 풉. 

사만다: 화랑에서 웬 PMS 타령이야? 사실주의 그림 앞이라 그런 얘길 하고 있는 거야?
캐리: 아니. 난 생리통 때문에 기절할 지경이고, 미란다는 PMS 때문에 죽을 지경이거든.
사만다: 아, PMS. 나도 조금 있지.
미란다: 그래?
사만다:
그럼. 그때만 되면 가슴이 너무 딱딱해져. 겪어 봤겠지만, 그럴 땐 살짝만 만져도 아프잖아? 그래서 그때는 남자들한테 가슴은 절대로 못 건드리게 해.
캐리: 가슴을 안 건드리고 섹스를 해?
사만다: 체위는 다양해,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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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달- 길면 일주일까지 생리를 하는 것이 너무 불편한 일이라고 생각해 왔다. 불편하고, 답답하고, 자유롭지 않은 기간이니까. 그런데 거기에 월경전 증후군에 시달려야 하는 기간인 일주일 정도를 합치고 보니 더 답답하다. 2주일! 무려 2주일인 것이다. 한 달의 절반을 ‘생리’란 것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지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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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의 집. 캐리, 노트북으로 인터넷 검색을 하고 있다. 수화기를 드는 캐리.
캐리: 혹시 아직도 PMS야?
미란다:
아니. 지금은 괜찮아.
캐리: 좋아. 그럼 다음 증상 중에서 네가 생리 전에 겪는 것들이 몇 개나 되나 생각해 봐. 먼저 신체적인 증상이야. 복부 팽만감, 복부 경련, 두통, 식탐, 식욕 증가, 피로, 관절통 및 근육통, 수면 장애, 유방 강직.
미란다: 유방 강직? 두 단어가 너무 안 어울린다. 사자성어 같아.
캐리: ㅋㅋㅋ 그래. 그냥 가슴이 딱딱해진다고 하자. 
미란다: 오케이. 전부 다.
캐리: 이것들을 다? 흐음. 그렇다면 자, 다음은 정신적인 증상이야. 짜증, 급격한 기분 변화, 걱정, 긴장, 슬픔, 우울감, 절망, 자괴감, 죄책감, 격정, 흥분, 민감함, 갈등, 무력감, 집중력 저하……. 아아 맙소사!
미란다: 왜 그래?
캐리: 이건 온갖 나쁜 감정은 다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 같잖아! 
미란다: 그래, 맞아. 그런데 난 대부분의 항목에 공감했어.
캐리:
정말이야? 인터넷으로 찾아본 건데, 너처럼 신체적, 정신적인 증상으로 사회활동이나 업무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해지는 상태를 PMDD(Premenstrual Dysphorder: 월경전 불쾌 장애)라고 한대. 신체적 증상에서 5개 이상 해당되면서, 그 증상 때문에 일상 생활이 방해 받고, 그러면서 하나 이상의 정신적 증상이 있을 때 PMDD 진단을 받게 된다는데. 너 정도면 PMDD의 표본이라고 해도 되겠다.
미란다: P-M-D-D? 매달 끈질기게 날 괴롭히던 놈의 이름을 이제야 알게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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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란다는 그동안 그렇게 자기를 괴롭히던 것의 정체를 이제야 알게 됐다고 했다. 그 말을 들으니 좀 괴상한 기분이 되고 말았다. 평범한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저 온갖 증상을 한꺼번에 겪는다면? 분명 무슨 큰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며 걱정하고, 어떻게 해야 벗어날 수 있는지 알아볼 것이다. 하지만 미란다는, 아니 우리 여자들은, 그게 생리와 관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어쩔 수 없다’며 그냥 꾹꾹 참아내고 있는 것이다. 그놈의 정체도 모르는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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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천 까페. 캐리와 게이 친구 스탠포드가 커피를 마시는 중.
캐리: 그래서 더 찾아봤는데, 연구 대상 중에서 대략 5명 중 1명이 PMS로 고통 받고 있었대. 근데 재밌는 건 나라별로 수치가 다르게 나타났다는 거야. 호주가 43%로 가장 높고, 파키스탄이 13%로 가장 낮게 나타난 거지. 왜 그런 결과가 나온 걸까? 여하간 이중에서 4% 정도는 PMDD 증세를 호소하고 있어.
스탠포드: ……. 
캐리: ……스탠포드?
스탠포드: (화들짝) 응? 아, 4%가 PMS라고? 
캐리:
아니, 아니. PMS는 월경전 증후군이고, PMDD는 월경전 불쾌 장애야. PMS의 가장 심각한 형태를 PMDD라고 하는 거라고. 아까부터 계속 얘기했는데 내 말은 하나도 안 들은 거야?
스탠포드:
미안. 하지만 네 얘기에 집중하기가 힘들어. 일단 난 생리를 해본 적도 없고, 생리하는 사람을 사귀어 본 적도 없는 게이니까. 사실 나한텐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주제라고. 게다가 저기 저 남자는 너무 귀엽게 생긴 주제에 아까부터 자꾸 눈인사를 보내고 있거든.
캐리: 그래, 그래. 이런 얘길 꺼낸 내가 잘못이었어. '남자 사람'들에겐 이런 얘긴 영 재미없겠지.
스탠포드: 하지만 계속 얘기해 줘. 알아두면, 여자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 
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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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리, 미란다, 샬롯, 사만다가 브런치를 먹기 위해 모여 있다.
캐리: 게이인 스탠포드도 여자를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서 PMS에 대한 이야길 들어 줬어!
미란다: 우리 회사 남자 변호사들에게 그런 얘길 하기 시작하면, 다들 핑계 대며 나가버릴 걸?
사만다:
난 남자가 그런 거에 관심 안 가져줘도 상관 안 해. (큼직한 알반지를 자랑하며)
리차드는 보석에 관심을 가져주지.
그거면 충분해.
샬롯:
스탠포드는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아. 특별히 여자를 더 이해하고 싶어하는 게 아니라.
캐리: (채소가 쌓인 미란다의 접시를 보고)
이 채소들은 다 뭐야. PMDD가 싫어서 당나귀가 되려고?
사만다: 당나귀는 PMDD가 없대? 
미란다: (눈을 흘기며) PMDD를 완화할 방법을 찾아봤는데 이런 음식이 좋대.
샬롯: 정말?
미란다:
응. 일단 긴장과 짜증을 완화할 수 있게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게 좋아. 배가 팽팽한 팽만감을 낮추려면 소금 섭취를 줄여야 하지. 이런 과일이나 채소를 많이 먹어서 섬유소를 섭취하는 것도 좋고, 식사 때마다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하는 게 좋대.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란 식품은 좋고, 설탕과 지방 섭취는 줄이는 편이 기분을 안정시키지. 알콜 섭취는 줄이거나 끊는 게 좋고.
캐리: ……그거 바쁜 현대인이 지킬 수 있는 요법 맞아? 
미란다:
너도 나처럼 심한 PMDD를 겪어 봐. 얘기가 귀에 쏙쏙 들어올 거다.
샬롯: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도 좋을 거야. 
캐리: (고개를 저으며) 규칙적인 운동은 어디에나 좋지. 하지만 난 그것도 절대 못해.
미란다: 요가도 괜찮다더라.
샬롯:
내가 다니는 요가 센터로 와!
미란다: 안 그래도 물어 보려고 했어.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 같아서 말이지. 매일 30분씩 에어로빅을 하는 것도 좋대. 걱정하거나 예민해지는 걸 완화시킬 수 있다니까. 참 신기하지? 운동하는 건 몸인데, 마음의 안정까지 불러온다니 말야.
캐리:
혹시 '정해진 시간에 식사하고 잘 자라'는 처방은 없었어?
미란다: (웃으며) 있지. 8시간 수면은 반드시 필요.
캐리: (머리를 감싸며) 모두 못해. 모두 내가 자신 없는 것들이야. PMS도, PMDD도 심하지 않은 건 하늘이 내게 준 유일한 선물인가 봐.
모두: (웃음)
샬롯: 그런데 그렇게 심하면 병원에 가보는 건 어때?
미란다: 흠. 병원까지 가보는 건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샬롯: PMDD때문에 너무 고통스러우면 산부인과에 가서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한번 생각해 봐. 의사랑 상담을 하면 적절한 약을 처방해 줄 수도 있을 거고, 각자에게 잘 맞는 또다른 처방들을 받을 수 있을 거야.
사만다:
맞아. 우리 여자들은 지금보다는 산부인과랑 좀더 친해져도 된다구. 난 그렇게 생각해.
글쓴이 | 도대체 dodaech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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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진통제를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복용 후 2시간 후에 쓰나미 고통이 와서 우울증과 고통에 휩쌓여 있다가 이 글 읽으니 더 분노가 치미는군요. 이걸 앞으로 얼마나 자주 오래 해야하는거야! 하는 마음에 울컥.
이러다가 곧 괜찮아질 터임을 잘 알겠지만요.
지나다가, 갑자기 포스팅에 동지애를 느껴 이렇게 글 남깁니다. 흑.
그러게요. 일년에 한번 몰아서 하면 좋겠단 생각도 종종 해요. 암튼 반갑습니다. ㅎㅎ
올려달라능 ... ^^
예이~!
오.. 이 정도일 줄은 몰랐네요..
^^;
그러니까 제 생각은, 우리나라도 산과와 부인과가 나뉘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임신한 여성이 아니라면 산부인과 가는 것을 꺼리게 되는 걸 방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여자들은 남자들에게 없는 장기가 더 있는건데, 그 장기의 건강을 위해서 병원 다니는게 뭐 어떻겠어요.
그것도 괜찮다.
저 지금 '그거'라능.ㅋㅋㅋ
그리고 스탠포드는 너무 귀엽다능.
절대 위험하지 않지만 남성의 감성을 가진 게이 친구.
정말 갖고 싶네요.
또 쓸데없는 서로 간의 질투 따위도 하지 않겠죠.
음...그러나 좋아하는 남성 취향은 전혀 달라야겠군요.
덕분에 이름 고쳤어요. 올리버는 어디서 나온 이름...............OTL
제가요, 오래 전에 신수 훤하고 말도 잘 통하는 남자를 만나서 두근두근한 적이 있었는데요, 알고보니 제 게이 친구의 애인이라 좌절했던 적이 있어요. -_-;;
(어제 정말 반갑고 고마웠어요! 유월쯤 어제 못다한 든든한 식사를 해요. 'ㅅ^)
신체적, 정신적 모든증상이 나타나니 어찌 공감하지 않을수 있겠어요 ㅡㅡ;;
아이고 힘드시겠어요. +_+
유익하네용. 재미있기도하구요 :) 호호
전 다행인지 불행인지, 생리통은 있지만 PMS는 없는듯 해요.
개인적으로 배에 붙이는 생리통 전용 핫팩과, 친환경 생리대(나트라케어같은! 순면!)
플라스틱락앤락 전자렌지에서 사용하지 않기!! 등 (요거 진짜로 건강에 해롭 ㅠㅠ)
자연주의적 요법으로 생리통이 많이 나아졌어요!! 라는 말을 여기에 쓰고싶었어요ㅋㅋㅋ
생리통으로 고생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라며.
그나저나 스탠포드.. 생리하는 사람을 사귀어 본 적도 없는 게이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웃겨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재밌게 읽어 주셔서 고마워요. ^^
생리대 정말 중요한 듯요. 저는 일회용 생리대를 오래 하고 있으면 피부가 가렵고 따갑기까지 해요; 그래서 집에 있을 땐 면 천을 씁니다. 일단 비누 세탁해 놓고, 나중에 모아서 팍팍 삶아서 써요. 생각보다 안 번거롭답니다. 무엇보다 그걸 쓸 땐 피부에 문제 생긴 적이 없어요.
저도 일회용 생리대 쓰면 따갑고 가렵고 또 아프고...그랬었는데
나트라케어 쓰고는 많이 나아졌어요.
친환경 생리대도 좋더라구요.
요즘엔 똑딱이까지 달려서 잘 나오더라구요.ㅎㅎㅎ
네, 6월쯤 맛난 식사 기대할게요.ㅋㅋㅋ
처묵처묵...ㅎㅎㅎ
네! 처묵처묵. ^^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사실 이런 얘기는 궁금하기는 해도 어디가서 묻기도 그렇죠. 여동생이 있긴 하지만 절대로 물어볼수도 없고 여친이 생긴 후에야 물어봤었습니다. 음.. 자기도 고통이 매우 심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한달에 하루하는게 아니라는 걸 그 때 깨달았습니다. -_-;;; 여직원들이 생리휴가를 한달에 한번씩 쓰니 하루만 하는거라고 생각했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지만 저처럼 무지한 남자들 더 있을꺼에요. 무지한 남자들도 잘못이긴 하지만 사회분위기상 이런 얘기 잘못 꺼냈다간 변태라던가 성희롱이라던가 낙인이 찍혀버리는데 어쩌겠습니까? 그저 줏어들은대로 짐작하고 추측할 뿐이죠.
답이 늦었습니다. 재밌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그러게요. '우린 서로를 잘 모르'네요, 그죠? ^^
블로그에 담아갔습니다'-'
남녀 모두 정독해야할 글이네요
재밌게 봤어요~
답이 무지하게 늦었네요. ㅎㄷㄷ
재밌게 봐 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