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린 날

               최승자



   자본도 월급도 못 되었던
   내 시간들은 다 어디로 가고
   나도 아닌 나를 누군가 흔든다
   나는 내가 아닌데 누군가 나를 흔든다
   조용히 흔들린다 내가 누구냐고 물으면서

   만월이 초승달을 낳니,
   초승달이 만월을 낳니

   차고 기우는 것, 그게
   차다가 기우는 건 아닌데

   만월이 초승달을 낳니,
   초승달이 만월을 낳니

   천장에서 비 새는 듯한 흐린 날
   어디선가 보이지 않는 초승달이
   보이지 않는 만월을 또 낳기도 하겠구나








* 최승자 시인의 신작이 나왔다. <쓸쓸해서 머나먼>



2010/01/26 03:09 2010/01/26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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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awnsea 2010/01/26 09:45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저도 최승자 좋아합니다.

    사랑하는 손, 개같은 가을이 지금도 종종 다시 찾아 읽어요 ㅠ.ㅠ

    • 도대체 2010/01/28 03:12  address  modify / delete

      저도 이 분 시 참 좋아합니다.
      가슴을 땅땅 때리지요 ;ㅅ;

  2. aspacia 2010/01/28 18:23  address  modify / delete  reply

    최승자 시인은 참 멋져요.
    전 쿨해보이지만 은근 찌질한 사람 참 좋아하거등요.
    쪼잔한 모습이 인간의 본질이 아닐랑가요?

    • 도대체 2010/02/01 02:59  address  modify / delete

      찌질하거나 쪼잔하거나... 인가요. ㅎㅎ
      시인이 건강해지시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