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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벽 (8) 2009/06/29

1.
밤참은 간단히 먹는 것이 좋겠지만
냉장고엔 떡도 있고, 오뎅도 있었다.
그런데도 떡볶이를 해먹지 않는 건 옳지 않다. 죽어서 떡을 볼 면목도 없을 거야.
만들어서, 잘 먹었다.

2.
몇 시간째 포토샵 지우개질만 하고 있었다.
어깨랑 손가락 아픈 걸 빼면, 이런 단순한 일 계속하는 거 싫지 않다.
전공 과목 중에 타피스트리란 게 있다. 쉽게 말해 사람 손으로 실을 한 줄 한 줄 엮어 천을 짜는 건데
난 그걸 잘하진 못해도 좋아하긴 했다. 맨 밑에서부터 한 줄씩 실을 얹는다. 정해진 위치에 필요한 색깔의 실을 바꿔가며 엮는다. 가만히 앉아 몇 시간을 꼬박 투자해야 일 이 센티 올라가는 더딘 작업이지만 그걸 하고 있는 게 좋았다. 공상도 실컷 했다가 온전히 눈앞의 작업에만 정신을 두기도 했다가 하면서.

3.
이십대 때 가장 컸던 화두가 '기억'이었다면
삼십대 들어서 대표 화두는 단연 '인정'이다.
이런저런 것들. 인정하고 나면 모두 잃게 되는 건 아닐까 겁이 났었지만  
포기하게 되거나 잃는 것이 있는 대신
그 자리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것들이 있더라고.






2009/06/29 04:24 2009/06/29 04:24